제목 홈런 치고 홈 안 밟았지만 홈런 된 사연
등록일 2013.09.26 00:00
글쓴이 방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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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 이용균 기자 | 입력 2013.09.26 10:56 홈런을 때리고 홈을 밟지 않았다면 어떻게 될까. 야구규칙에 따르면 누의 공과 판정으로 아웃이 선언되고 홈런이 아니라 3루타만 주어진다. 실제로 LG에서 뛰었던 알칸트라는 2점홈런을 때리고도 홈에 들어오면서 세리머니를 하다가 홈 플레이트를 밟지 않고 지나치는 바람에 어필 아웃이 선언된 바 있다. 그런데, 메이저리그에서 홈런 치고 홈을 안 밟았는데 홈런이 인정되는 보기드문 일이 벌어졌다. 26일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 애틀랜타와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사라진 밀워키의 경기. 밀워키의 2번타자 카를로스 고메즈가 1회초 1사 때 애틀랜타 선발 폴 마홈으로부터 좌중간 1점홈런을 터뜨렸다. 하지만 타구가 날아가는 것을 타석에 서서 잠시 쳐다봤던 게 문제가 됐다. 야수 중 누군가가 얼른 뛰어라고 소리쳤고 천천히 1루로 뛴 고메즈는 1루를 돌면서 애틀랜타 1루수 프레디 프리먼과 언쟁이 붙었다. 서로 고성이 오고갔고, 고메즈는 2루와 3루를 돌면서 투수 마홈과 계속 언쟁을 주고받았다. 결국 홈플레이트 앞에서 대형 사고가 터졌다. 애틀랜타 포수 브라이언 맥켄이 아예 고메즈를 막아선 뒤 이번에는 욕설이 오고갔다. 결국 두 팀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로 뛰어나오는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졌고 경기가 중단됐다. 벤치 클리어링은 서로 주먹이 오고가는 대형 싸움으로 번졌다. 결국 고메즈와 프리먼, 제럴드 레어드 등 3명이 퇴장을 당했다. 이번 싸움은 단순히 홈런을 때리고 천천히 뛰어서만은 아니었다. 3개월전인 6월 23일 두 팀의 경기에서 마홈이 고메즈의 무릎을 맞힌 적이 있고, 고메즈는 당시 고의성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홈런을 때린 뒤 천천히 뛴 것도 그때 사구에 대한 항의의 행동이었고, 애틀랜타 측은 당시 사구가 고의적이지 않았는데 세리머니가 과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고메즈는 2루에서 3루로 뛸 때 손가락으로 자신의 무릎을 가리키며 마홈을 향해 뭔가를 외치기도 했다. 퇴장 등이 얽힌 대형 몸싸움이 벌어지는 바람에 고메즈는 결국 홈플레이트를 밟지 못했다. 3루타가 선언될 수도 있었지만 주심은 포수 브라이언 맥켄의 주루방해를 선언했고, 당연히 홈런도 인정됐다. 경기는 밀워키의 4-0 승리로 끝이 났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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