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로봇까지 등장한 심판..과연 불신까지 아웃시킬까
등록일 2020.08.26 11:45
글쓴이 방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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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경향

[스포츠경향]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입력 2020.08.26. 09:05

자동 볼 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로봇심판 판정)시범 운영이 지난 4일 퓨처스리그에서부터 시작했다. 한화 이글스-LG 트윈스 전이 열린 LG 이천 챔피언스 파크에서 심판이 이어폰을 끼고 공의 궤적을 주목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프로야구 경기가 끝난 후 선수의 플레이보다 심판의 판정이 더 화제가 된다는 게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최근 심판의 오심 하나가 경기 흐름의 분수령이 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심판의 자질을 둘러싼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심판을 관리·감독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몇 년간 심판 역량 강화를 위한 제도를 도입했으나 그럼에도 자질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올 시즌 심판을 둘러싼 논란은 크게 세 차례 있었다. 개막 직후인 지난 5월7일 한화 이용규가 ‘스트라이크존이 일관되지 않다’고 공개 발언한 뒤 해당 심판조가 전원 2군으로 강등됐고 지난 5월14일 두산-롯데전 도중 오훈규 심판이 두산 타자가 친 공의 바운드 여부를 롯데 포수에게 물어본 게 중계방송사 마이크에 포착돼 2군으로 강등됐다. 가장 최근 논란은 지난 22일 KIA-키움전에서 KIA 중견수 김호령이 타구를 잡았음에도 최수원 심판이 2루타로 판정해 벌어졌다.

이런 문제를 예방하려는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기술의 발달과 함께 그간 육안으로 분별하기 어려웠던 찰나의 순간을 방송사 카메라가 잡아내기 시작한 2010년대부터 KBO는 오심을 최소화하기 위한 각종 제도를 고안했다. 판정 논란이 커지면 제도를 보완하는 식으로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장치를 점차 강화해 왔다.

2014년 후반기부터 실시한 ‘심판 합의 판정’은 벤치의 의견을 경기 진행에 반영하려는 시도였다. 감독이 요청할 경우 심판들이 TV 중계 화면을 보면서 문제 장면을 다시 판정하던 이 제도는 2017년 비디오판독 제도로 발전했다. 2015년 1월엔 사상 첫 비시즌 심판교육이 실시됐다. 심판 개인별 스트라이크존의 문제점을 연구하고 개선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와 함께 KBO는 심판들에게 미국 메이저리그 심판학교 연수 기회를 제공했다.

2018년부터는 ‘KBO 심판 통합 관리시스템’이 도입됐다. 심판에 대한 고과평가를 기준으로 1군 심판이 2년 연속 하위그룹에 포함되면 2군으로 강등하고, 이 심판이 2년 안에 1군으로 승격하지 못하면 퇴출한다. 관리시스템은 지난해 한층 더 강화됐다. 심판이 품위손상 행위를 하거나 빈번한 오심으로 제재를 받은 경우 2군으로 강등하고 연봉을 감액한다. KBO 관계자는 “외부에 발표하지 않을 뿐이지 심판의 실수에 대한 평가와 인사고과 반영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엔 로봇심판까지 등장했다.

다만 지난해 도입했던 심판 재량 추가 비디오판독은 올해 폐지했다. 구단들이 ‘왜 상대팀만 해주느냐’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심판도 사람인지라 오심을 100% 막는 게 불가능하다면, 현장의 목소리를 더 반영하고 제도·시스템을 보완해 판정의 공정성을 높이겠다는 게 KBO의 계획이다. KBO는 심판 재량 추가 비디오판독의 부활, 비디오판독 대상 확대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그간 KBO의 방향이 경기 시간 단축(스피드업)이 우선이었고 공정은 두 번째였던 것 같다. KBO리그의 최우선 지향점을 공정으로 바꿔야 할 때”라며 “비디오판독 횟수와 종류 확대, 심판 재량 비디오판독 재실시 등을 검토해 조속한 시일 내에 리그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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