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사회인 야구심판의 애환
등록일 2007.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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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 코리아 게시판에 달린 댓글입니다. 사회인 야구 심판을 경험하신 분이 올린 글에 댓글이 많이 달렸습니다. 야구를 좋아하는 야구인 뿐만 아니라, 심판 교육을 받고자 하는 분들이 함께 고민해 보면 좋을 내용이어서, 퍼왔습니다. 심판하는 재미 또한 상당하지요 ??? 이말에 그냥 지나가다가 한마디 하고 갈렵니다. 제 이름을 대면 아하 하고 알아보시는 분이 계실 것 같고 글의 내용상 혹 다른분들께 본의아니게 피해를 줄것같아 익명으로 글을 씁니다. 이점 양해바랍니다. 저는 야구광이라고 할 정도로 야구를 좋아해서 선수출신은 이니지만 동호인사회인야구를 하다가 심판에 호감을 갖고 KBO심판교육을 받고 약2년 정도 사회인야구 심판을 했습니다. 하지만 심판을 한다는 것이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힘이들고 가족들에게 미안해서(이혼직전 까지 간 적도 있었음) 심판을 그만두고 다시 사회인야구를 조금씩 하고 있는 36세의 서울에 거주하는 두아이의 아빠입니다. 동호인 야구팀에 있을 때는 일요일오전이나 오후 정도 시간을 내면 충분했고 간혹가다가 건너뛰는 경우도 있고 해서 좀 바빴지만 그런대로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해냈었습니다. 때론 가족을 동반해서 같이 소풍겸 해서 나가는 날도 있어서 여러가지로 괜찮았구요. 그런데 막상 막연한 상상만 가지고 시작한 심판활동이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멋있는 구장에서 멋있는 복장과 장비을 착용하고 멋있게 시그널과 콜을 하는 그런 화려함의 뒤에는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과 소비되는 시간, 엄청난 정성, 시도 때도 없는 스트레스가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사회인 야구심판을 하려먼 그냥 아무리그나 가서 신청하면 시켜주는 것이 아닙니다. 생체협이든 심판아카데미든지 각 시도협회든지 단체의 근간을 두고 만든 심판모임이거나 아니면 윗글의 주인공인 최말례씨가 개별적으로 창립한 심판위원회 등에 소속이 되어야 사회인 야구심판을 할 수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쥬신리그를 포함한 상당수의 리그는 리그자체에 심판을 두고 운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심판교육이나 운영등에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어 대다수의 리그가 위의 심판모임에 위탁형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저와 제 동료심판 몇분의 경우의 예를 들어 어떠한 어려움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시간문제입니다, 사회인야구 심판은 현재 많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보통 일요일 하루에 2-3게임은 기본입니다. 게임당 최소2시간(요즘은 2시간20분,30분으로 하는 리그들도 상당수 늘어난 것 같습니다)으로 보면 계속 봐도 4시간에서 6시간, 중간에 쉬고 보면 6시간에서 8시간, 한여름에 하루6게임씩 있는 때는 10시간을 구장에 있어야 하는 때도 있습니다. 거기에다 야구장은 주로 외곽에 있기 때문에 경기시작 최소한 30분전에 간다고 해도 가고, 오고하면 일요일은 새벽부터 시작해서 저녁때까지 꼬박 보내야 하는 거죠. 물론 매주 그런것은 아니지만 저의경우 비오는 날 외에는 다른 심판분들께 미안한 마음에(제가 쉬면 다른 심판분들은 최소한 1게임이상 더 뛰셔야 됨을 잘 알기에)독하지 못해서 2년을 그렇게 보냈습니다. 주5일제 근무를 하는 직장이 아니어서 월요일 부터 토요일 까지 일하고 일요일은 하루종일 야구장에서 보내는데 어떤 여잔들 좋아하겠습니까? 야구에 미친 사람이 아니고서는 일반인은 흉내도 못낼 겁니다. 다투기도 몇번했지만 잘 참아준 와이프가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습니다. 다음으로 공부를 많이 해야하는 스트레스입니다. 최근들어 사회인야구선수분들의 야구에 대한 지식수준이 장난이 아닙니다. 공부하지 않으면 망신 톡톡히 당합니다. 시도 때도 없이 물어보죠, 조금만 이상하면 어필하죠. 평소 야구규칙을 공부해 두지 않으면 망신당하고 무시당하기 딱입니다. 직장에서 승진고시 준비하랴 신업무 공부하랴 어학공부하랴 거기에다가 진짜 알송달송한 야구규칙 공부 까지 휴.... 너무 힘들었습니다. 다음으로 금전적인 문제입니다. 가끔 사회인야구리그가 끝나고 신규리그가입관련해서 가입비와 연관하여 심판비가 도마위에 오르는 것을 본적이 있습니다만 생각하시는 거 보다 제생각에는 많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일요일 3게임 뛰어 하루종일 보내고 게임당 3만원(다른 곳에서는 3만5천원 주는 경우도 있다고 함)이면 9만원입니다.한달 4주 내내 그래봤자 36만원 입니다. 기름값. 어쩌고어쩌고 하면 30만원 정도죠. 노력한 것에 비하면 적은 것이라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이부분에 대해서 반대의견이 있을 거라고 봅니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저와 몇몇 심판분들의 생각입니다. 모두가 다 그렇다고 우기진 안겠습니다) 결국 수입부분도 와이프를 설득시키는데 도움이 전혀 되질 않았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심판장비를 75만원에 구입했는데 돈 빌려서 와이프 몰래 샀는데 결국 들통이 났습니다. 끝으로 심판의위상문제 입니다. 물론 돈을 받고 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지는 모르지만 돈때문에 심판을 하시는 분은 제가 겪은 2년동안 뵌적이 없습니다. 직업적으로 하시려는분은 실력이 좀 괜찮으면 시도협회등으로 이적하기 때문에 사회인야구심판은 오래하기 않는 것 같습니다. 가끔 너무 부족한 경우 부탁을 해서 나오시는 경우는 봤습니다. 그렇다면 결론적으로 야구가 좋고 심판이 좋아서 하는 건데 제 생각에 약 1/3정도의 팀들로 보여집니다만(주로 신생팀이 대부분입니다) 지면 심판탓, 말도안되는 어필에 욕지꺼리, 심지어 폭행까지 하는 팀도 봤습니다. 심판이 아니라 일개 경기도우미 정도로 생각하는 거죠. 물론 그 잘한다는 KBO심판들로 한번 잘못하면 게시판에 욕으로 도배를 하는 작금에 그깟 사회인야구심판 정도야 하시겠지만 직업이 심판인 그들과 저희 사회인야구심판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감안하셔야 합니다. 야구에 미치지 않으면 못하는 것이 사회인야구 심판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사회인야구심판으로 시작했다가 저처럼 한 2년정도 하면 약 80%이상의 심판들이 그만두고 5년이상 가는 심판은 10명이면 1명 정도가 보편적이라는 여러 고참심판님들의 얘기가 진짜 가슴에 와 닿습니다. 부디 재미 또한 상당한 사회인야구 심판하는 날이 꼭 왔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하면서 두서없는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글 읽으신 모든 분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요. 2006-11-14 19:52:48 A-T 61.73.72.96 사회인야구 심판일은 미쳐야 할 수 있다라는 지나가다가 님의 말씀에 동감합니다. 저도 이 일에 미친 지 오래인지라 글에 적어놓은 부분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군요. 한 경기를 큰 사고없이, 큰 항의없이 무던하게 이끌어나가야 하는, 하지만 그러기 위해 들인 그간의 고생과 들인 노력, 희생(처음 모르고 시작하는 분들은 잘 모르시는 부분도 있으시겠지만)에 비해 돌아오는 것은 [잘해야 본전]인 영역의 인사 정도와 교통비에 약값에 밥값 정도라죠. ㅎㅎ... 2006-11-15 01:37:40 심판은.. 59.6.89.116 정말 지나가다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 합니다 저두 님과의 비슷한 경험이 있었고 마찬가지로 이름을 밝히면 누군줄 아시니 실명을 밝히지 못해 죄송 합니다. 저두 kbo등의 심판 강습은 해마다 받고 있읍니다 하지만 선수들의 생각엔 우린 도래방에서 돈을 주고 도우미를 데려온 것일뿐이라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다는게 험입니다 약 3만원의 돈으로 교통비,점심 음료대등..싸다라고 한다면 싼금액이고 어찌 생각하면 많은 돈이 될수도 있읍니다..토,일양일간 그리고 간혹 공휴일모두 심판을 보러 나감니다...전체 게임수를 보아서도 하루 2~3게임 1년 약 350만원의 수입으로 생각한다면 무시 못하지만 위에서 지나가다님의 말씀처럼 장비 값...그리고 다치면 누가 치료 합니까 자비 입니다...제가 아는 심판중에는 쇄골에 금이 간 심판 중요한 부분에 맞아 한동안 고생한 심판 팔에 금이가 기부스를 2달여동안 하시는 심판등 누가 책임을 지는건가요? 리그 관계자? 아니면 해당 팀원? 고달픈 생활이죠 또한 집에서 좋아 하겠읍니까? 애들은 우리 아빠는 놀러두 안가고 야구만 한다고...심판은 가족을 내팽겨치지는 않았지만 자연스레 내팽겨 쳤읍니다 왜냐구요? 그저 야구가 좋고 심판이 좋아서 입니다..선수 여러분들에게 꼭좀 부탁드림니다 팀원들도 야구룰을 많이 아시고 계십니다..하지만 여름 땡볕에서 고생하시는 분들의 조금만의 생각을 하여 주십시요 돈을주고 산 도우미가 아니가 2시간여동안에 고생하시고 여러분들과 같이 운동하고 야구를 즐기는 분이라고 생각을 하여 주셨으면 합니다 두서 없이 지나가다님의 말씀이 너무 공감이 가기에 저두 몇자 적어 봅니다......

댓글

  • 김달권 (2007.11.30 00:00)
  • ㅋㅋ 우리 와이프가요.. 마누라 잘만난 덕인줄 알으래요..ㅋㅋ
  • 김달권 (2007.11.30 00:00)
  • 그쵸그쵸^^ 미쳤다기 보단, 야구 라는 스포츠가 삶의 한 부분으로(취미이자특기) 생각하는 분이라면... 누구나 돈에 시간에 연연 하지않고 한주에 한게임을 아니 두주에 한게임을 보더라도 다이아몬드 안에서 뛸수 있다는자체가 행복 아닐까요^^
  • 장진연 (2007.11.25 00:00)
  • 몇년전에 읽은 글이네요. 어떤 것을 부정적으로 보면 한없이 부정적으로 보이고, 긍정적으로 보이면 한없이 아름다워보인다고 해야할지... 분명 사회인야구는 프로야구나 아마야구 심판보다 힘든 일입니다. 위의 글이 틀린 말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년 10년 20년, 아니 25년까지 즐기고 있는 곳이 심판아카데미입니다. 위의 어려움들을 회원들에게 덜어주기 위해 그동안 규모를 키워왔고, 질적 향상을 위해 스스로 노력해왔습니다. 저희들은 심판으로서 무한한 자부심과 즐거움이 있습니다. 그것이 있기 때문에 서로 즐겁게 운동장에 나가고, 서로 격려하고 ... 그곳이 심판아카데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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