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펌] 야구 심판들, 어쩌다 이 지경이 됐나(실수를 보상해 준다고 잘못된 판정을 되풀이하지 마라)
등록일 2008.05.16 00:00
글쓴이 오필규
조회 616
올 시즌 최장 시간(5시간 2분)에 12회 연장전이 벌어진 삼성-롯데의 5월 14일 마산 경기는 최고로 흥미진진했지만 매끄럽지 않은 판정이 잇따라 개운치 않습니다. 롯데가 1-2로 뒤진 7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6번 강민호는 삼진으로 물러나자 마지막 스트라이크 선언에 대해 원현식 구심에게 강하게 어필했습니다. 삼성 투수 권오원의 몸쪽 변화구였는데 지나치게 낮은 코스의 공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포수 진갑용이 왼쪽 무릎 아래서 받은 것이었는데 득점 기회를 놓친 강민호가 어필할만 했으나 스트라이크, 볼 판정은 어필 사안이 아니므로 넘어갔습니다. 바로 다음, 8회초 2사 2루 상황에서 진갑용이 타석에서 첫 공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롯데 언더핸드스로 나승현의 바깥쪽 공을 스트라이크로 선언하자 빠졌다는 것이었습니다. 볼카운트 1-1에서 세 번째 공을 원현식 구심이 볼로 선언한 것을 진갑용은 다시 한번 조금 전과 똑 같은 코스인데 왜 볼로 선언했느냐며 희한하게 따지며 얼굴을 붉혔습니다. 타자가 투구 코스에 대해 두 번씩 항의하고 그것도 볼로 선언한 것에 대해 어필하는 넌센스(?)가 연출됐고 진갑용이 눈을 부라리며 항의했는데도 구심은 가만히 달래고만 있었습니다. 규칙대로라면 진갑용은 퇴장감이었습니다. 이 장면을 보며 가슴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심판 권위가 없어졌나? 하는 심정이었습니다. 아마도 전날 같은 경기서 삼성에 불리한 판정 때문에 빚어진 해프닝이지만 판정이 연장선상에 있었다는 게 더욱 못마땅했습니다. 13일 마산경기서 0-0으로 진행되던 3회말 롯데는 1사 1루 때 9번 박기혁이 좌중간을 뚫는 2루타를 날렸습니다. 홈으로 쇄도한 주자 손광민을 중계 릴레이로 송구를 잡은 포수 진갑용이 태그했으나 김풍기 구심이 3루쪽 상황을 보려고 자리를 비운 사이 홈 커버를 위해 달려온 강광회 1루심은 진갑용 등 뒤에서 이 순간을 보면서 세이프를 선언했습니다. 태그 순간을 보지 못한 모양인데 TV 중계 슬로 비디오로는 분명히 진갑용이 포구하고 옆으로 슬라이딩을 하는 손광민이 홈플레이트를 터치하기 전 주자의 무릎을 태그하는 게 잡혔습니다. 진갑용과 투수 오버뮬러는 펄쩍펄쩍 뛰면서 항의했으나 4심 합의 후 번복되지 않아 선제점을 롯데가 얻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은 분명히 아웃이더라도 심판이 보지 못했다면 판정이 번복되지 않는 것은 당연한 귀결입니다. 그렇다고, 미안하다고 다음 날 같은 선수가 항의하자 어필할 수 없는 스트라이크 코스 판정에 대해 두 번씩 격하게 따지고, 심판을 우습게(?) 보는 상황이 나왔는데도 선수를 달래는 처사는 야구 심판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올해 들어 유난히 판정 시비가 부쩍 많아졌습니다. 실제 알고보면 정당한 판정이었는데도 갑론을박하는 경우도 있으나 판정에 대해 항의하는 팬들이, 네티즌들이 엄청 많아졌습니다. 또 심판들의 자질에 대해서도 성토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롯데전에서 두산이 4-1로 앞서고 있던 9회 1사 2루 때 롯데 가르시아의 투수 앞 땅볼이 1루에서 아웃 선언을 받자 롯데의 로이스터 감독이 덕아웃을 박차고 1루쪽으로 달려가 최수원 1루심에게 거칠게 항의했습니다. TV 화면상에는 가르시아가 먼저 베이스를 밟은 것으로 보였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는데 이 과정에서 이영재 2루심이 1루로 달려와 로이스터 감독을 나무라는 모습이 화면에 잡히자 거센 항의 파동이 일어났습니다. 최수원 1루심에 대한 항의 뿐만 아니라 이영재 2루심이 무엇 때문에 1루쪽까지 와서 \'눈을 희번덕거리며 감독에게 큰소리치는 행위는 있을 수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문제의 심판을 제재하라\'는 항의 전화가 폭주했고 KBO 홈페이지는 1000여 통의 항의 댓글이 올랐습니다. 야구를 좋아하는 누리꾼들이 아마도 홈페이지 사상 가장 많은 항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국구\'가 된 롯데의 열풍으로 인해 롯데의 경기에 대한 반응이 커졌다고 볼 수 있지만 롯데 경기 외에도 올해는 시즌 초부터 판정에 대한 항의와 불만이 팬들 사이에서 엄청납니다. 심지어는 특정 심판 이름을 거명하며 퇴출 운동을 벌이기도 합니다. 올 들어 매일 4경기를 케이블 TV에서 모두 중계하고 방송사에서 슈퍼 비전을 도입해 세세한 부문까지 방영하자 민감한 판정에 대한 팬들의 반응이 더욱 뜨거워진 것입니다. 팬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요즘 심판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중계 방송 때 초고속 비디오가 도입되면서 한마디로 죽을 맛입니다 라는 게 심판들의 하소연입니다. 조종규 심판위원장은 판정에 미스가 나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고 솔직히 털어놓고 그 이유를 젊은 심판들이 많아진 탓이고 사람이 기계보다는 나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라며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야구 심판들은 지난 해 김호인 심판위원장과 허운 심판의 세력 싸움으로 파동을 겪었습니다. 사실 경험 있는 심판들이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적습니다. 최근 김호인 씨와 허운 씨의 복귀 문제로 KBO가 뒤숭숭한데 이 때문에 고참 심판들이 입을 다물고 지나치게 몸을 사리는 통에 젊을 심판들을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개선 방안에 대해 조종규 심판위원장은 현재는 경기운영위원들의 평가 보고서를 토대로 고과평가를 하는 정도 라고 말하고 경험이 적은 심판들을 시즌 중에 별도로 교육을 펼칠 수도 없어 뾰족한 방안을 강구하기 힘듭니다. 시즌이 종료되면 심판 교육 강화를 실시할 계획입니다 라고 말합니다. 심판도 사람이니까 실수는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심판은 똑 같은 실수는 하지 않도록 공부하고 연구하며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더구나 실수를 보상해준다고 잘못된 판정을 되풀이해선 안됩니다. 야구팬들은 심판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습니다.[천일평 OSEN 편집인 ]

댓글

  • 이용한 (2008.05.17 00:00)
  • 제가 잘은 모르지만, 현재 프로심판들은 선수출신들만으로 이루어져있고 그것과 함께 선후배사의 예의를 중시하는 우리나라 풍토(저는 이 점이 우리나의 약점이자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국가대표경기에서 단기간 팀웤에 가장 잘 반영된다고 봅니다)가 어울어져 빚어지는 헤프닝이 아닐까 싶습니다.
    좀 더 넓은 저변야구인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시점에서 프로야구에서 필요한 교육은 사적 관계를 뛰어넘을 대쪽같은 판정을 내릴 수 있는 강심장을 길러내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 최재봉 (2008.05.16 00:00)
  • 마지막 부분에 있듯이 똑 같은 실수는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식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 이상범 (2008.05.16 00:00)
  • 심판의 위치 선정은 대단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TV 중계는 홈 플레이트를 터치하기 전에 포수가 공을 잡고 주자의 무릎을 태그 했는데 ……
    심판이 포수 뒤에 자리잡고 보니 태그 하는걸 못보고 세이프를 선언하는 오심이 발생했습니다.
    분명한 아웃일 지라도 가장 가까운 데에서 판정해야 할 심판이 못 보았다면 4심이 합의를 해도 판정은 번복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어필 할 수 없는 사항이라는걸 알면서도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대해 항의하는 선수.
    규칙대로 진행하지 못 하고 선수에게 사정하며 끌려 다니듯이 경기를 진행하는 심판.
    심판 스스로 전날의 오심을 인정하는 간접적인 증거가 됩니다.
    전날 경기에서 불합리한 판정 때문에 빚어진 보상 판정이라면 심각합니다.
    심판도 간혹 오심은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심을 보상하는 판정은 더 큰 오심을 만드는 행위입니다.
  • 전문숙 (2008.05.16 00:00)
  • KBO에 도배를 한 것을 보면...야구팬이 정말 많구나 싶습니다. 욕많이 듣는 심판의 입장에서는 뻔뻔함도 갖고 있어야 이런 상황을 잘 넘기겠구나 싶습니다. 심장 약한 사람은 이렇게 욕듣고 못할 일입니다. 프로야구 심판님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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