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박상희 대한야구협회장 협회 기금 전용 파문
등록일 2016.02.23 00:05
글쓴이 방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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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 성환희 | 입력 2016.02.22 17:16 박상희(65) 대한야구협회장이 협회 기금을 불법으로 전용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대한야구협회(KBA)는 국내 아마 야구를 관장하는 단체다. 지난 17일 협회 이사회에서 발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협회는 2015년 기금 과실금(이자 수입) 8억9,436만원 중 3억809만원을 협회 운영을 위한 경상비로 전용해 지출했다. 대한야구협회의 기금은 아마추어 야구 발전을 위해 정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 받은 지원금, 과거 수익 및 이자 이월금, 기업과 야구인들의 후원 등을 통해 마련된 재원이다. 야구 발전을 위한 종자돈으로 쓰여야 할 돈을 협회가 쌈짓돈처럼 사용한 셈이다. 지난해 문체부는 각 경기단체에 관리지침을 보내 단체의 ‘법인화기금은 법인의 기본 자산으로 적립’하도록 기본 원칙을 마련했다. 예외의 경우는‘경기단체 운용을 위해 부득이한 경우 이사회 및 총회의 승인 후 법인회계 수입ㆍ지출에 계상하여 사용, 회계연도 결산 후 2개월 이내에 사용 내용에 대한 객관적 증빙자료를 첨부하여 집행실적을 (문체부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박 회장은 이사회 승인을 거친 적도, 문체부에 보고한 적도 없다. 따라서 기금을 협회 운영을 위한 경상비로 전용한 것은 명백한 문체부의 관리지침 위반이다. 실제 17일 이사회에서는 “야구협회가 ‘사고단체’로 지정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결정적으로 경상비는 제외하도록 이 지침에 명시돼 있다. 문체부의 지침을 무시하고 특별회계로 관리해야 할 협회 기본자산을 임의로 일반회계로 전용한 것이다. 박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전임 회장들은 없던 법인카드를 (내가 회장 취임후)만들었다”고 자랑처럼 말했다. 경상비로 전용한 3억809만원중에는 지난해 5월12일부터 12월31일까지 사용된 박 회장 개인의 ‘업무 추진비’ 2,800만원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나아가 박 회장은 이사회에서 기금 전용을 합리화하고 은폐하려는 시도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박 회장은 이사회에서 외부 회계법인에 의뢰한 회계 관련 건의안을 제출했다. 여기에는 기금 과실금 사용을 이사회나 총회가 포괄적으로 ‘사전 승인’한다는 건의가 있다. 하지만 이는 문체부 관리지침에 위배된다. 건의안에는 또 “이미 사용한 기금 과실금도 소급해 추인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이미 저지른 기금 전용 사건을 회계적으로 은폐해 정부 제재를 모면하자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해당 건의안은 이사들의 반발로 정식 안건으로 상정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문체부는 22일 “기금 과실금 전용이 사실이라면 규정 위반으로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대한체육회도 사실 관계 확인에 들어갔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특정 감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KBA 관계자는 “박상희 회장 체제 출범 후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기금 과실금이 경상비 계좌에 잡혀 있었다”며 “그래서 써도 되는지 알고 썼다. 뒤늦게서야 인수인계상의 실수가 발생한 것을 파악했다”고 해명했다. 박 회장은 회장 선거 운동 당시 시ㆍ도지부 대의원들에게 자신이 취임할 경우 협회 기금도, 자립금도 손 대지 않는 건 물론 시ㆍ도지부 지원 금액도 대폭 증액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그는 회장 당선 후 말을 바꿨다. 시ㆍ도지부 지원 부분에 대해서 박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직접 그런 말을 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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