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팬심 \'스트라이크\' 오심 \'아웃\' 체력 \'세이프\'.. 프로야구 심판들의 사상 첫 \'동계훈련 캠프\'를 가
등록일 2015.01.20 23:58
글쓴이 방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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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 이천 | 이용균 기자 | 입력 2015.01.20 21:16 주자·수비로 나눠 실제 상황 연출… 정확한 판정 위해 위치 선정 훈련 높아진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려 피칭 머신 이용해 미세 차이 체감 늘어난 경기수에 심신도 담금질 프로야구 선수들이 따뜻한 외국에서 스프링캠프 훈련을 시작한 지금, 한국야구위원회(KBO) 소속 심판위원들도 \'동계훈련 캠프\'를 차렸다. 여기저기 녹지 않은 눈이 남아 있는 경기 이천의 LG 챔피언스 파크. 쌀쌀한 날씨지만 우렁찬 기합소리는 한화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일본 고치 훈련장 못지않다. KBO 심판위원들이 지난 19일부터 사상 처음으로 동계 합동훈련을 열었다. 합동훈련 이틀째인 20일에는 본격적인 \'위치 선정\' 훈련과 바뀐 스트라이크 존 적응을 위한 \'피칭머신 훈련\'을 시작했다. 훈련 전 몸을 푸는데도 긴장감이 넘쳤다. 20년 넘은 베테랑 심판들도 우렁차게 \'스트라이크\' \'아웃\' \'세이프\' 등 심판 콜을 외칠 때 입을 모았다. 도상훈 KBO 심판위원장은 지금까지는 시즌 뒤 워크숍을 하면서 체력훈련을 함께 하는 정도였지만 올해는 같이 모여서 기초 훈련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프로야구 심판 44명 중 미국 심판학교 연수 중인 4명을 제외한 40명이 모두 훈련에 참가했다. 심판들은 4개조로 나뉘어 훈련했다. \'위치 선정 훈련\'은 심판 훈련 중 기본기에 해당한다. 김풍기 심판위원은 심판들이 보다 정확한 판정을 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눈보다 위치 선정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확한 판정은 공과 주자를 동시에 가장 잘 볼 수 있는 위치를 얼마나 빨리 찾아 자리잡느냐에 달렸다. 베이스 근처, 기계적인 중립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위치를 옮겨서 자리를 잡아야 공정한 판정을 할 수 있다. 공정한 경쟁을 핑계로 기계적인 중립만을 강조하는 한국 사회에 야구 심판들이 던져주는 메시지다. 심판들은 직접 주자가 되고 수비수가 돼 실제 상황을 만들었고, 아웃카운트와 주자 상황에 따른 심판의 정확한 위치를 점검했다. 도 위원장은 신인급 심판들은 물론 베테랑 심판들도 자신의 위치 선정을 가다듬을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위치 선정 훈련 때는 이른바 \'박석민 상황\'도 재연됐다. 주자가 야수의 태그를 교묘히 피할 때 정확한 판정을 위한 상황 설정이다. 박석민은 시즌 중 KIA 포수 백용환의 태그를 빙글 돌며 피한 뒤 돌아와 홈플레이트를 터치해 세이프된 적이 있다. 이번 심판 동계훈련 캠프에서 더 중요한 훈련은 바뀐 스트라이크 존 적응 훈련이다. 2015시즌부터 한국 프로야구 스트라이크 존은 높은 쪽 존을 공 반 개만큼 높이는 형태로 바뀐다. 지나치게 심화된 타고투저 현상을 완화시킴으로써 경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방책이다. 심판들은 야구장 한쪽에 피칭 머신 2대를 설치한 뒤 스트라이크 존 높은 쪽 공을 던지게 해 새로운 존에 눈을 적응시켰다. 경기 경험이 많은 베테랑 심판들이 스트라이크 존을 미세 조정함으로써 어린 심판들의 적응을 도왔다. 심판들의 존이 제각각으로 바뀌면 안되기 때문에 서로서로 점검하면서 공통의 존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이어졌다. 다만 스트라이크 존의 상향 확대가 실제 효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 심판위원은 공 반 개라는 것은 정말 미묘하다. 노력은 하고 있지만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상향 확대가 투수들에게 도움이 될지 여부도 불확실하다. 또 다른 심판위원은 제구력이 뛰어난 선수라면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타자에게 큰 것을 맞을 수 있는 위험한 코스라며 한국 프로야구 투수 중 높은 쪽 존을 이용할 수 있을 정도의 제구력을 가진 투수가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오히려 심판들은 방송 중계 때 사용되는 스트라이크 존 표시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 베테랑 심판은 실제 스트라이크 존과 중계방송에 표시되는 존이 다르다. 구장별로도 차이가 있다며 아무리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해도 그 존 때문에 위축될 수밖에 없고, 그게 스트라이크 존을 줄이는 결과를 낳는다고 말했다. 프로야구는 2015시즌 사상 처음으로 10개 구단, 팀당 144경기 체제로 이뤄진다. 하루 4경기씩이던 경기가 5경기로 늘어난다. 심판들의 \'노동 환경\'이 더욱 빡빡해졌다. 종전에는 심판조 5개 중 1조가 퓨처스리그를 맡는 형태였는데, 이제 5개조 모두가 1군 경기에 투입된다. 한 조당 대기심 포함 5~6명으로 구성된다 하더라도 체력도 집중력도 더 많이 요구되는 시즌이다. 윤상원 심판위원은 실제로 많이 긴장된다. 체력적으로도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심판들의 사상 첫 동계 합동훈련 열기가 뜨거운 이유다. <이천 |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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