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천일평의 아이& 메모]심판 수준을 스스로 떨어뜨린 KBO
등록일 2009.05.26 00:00
글쓴이 방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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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5월 26일 (화) 08시 37분 OSEN 프로야구 심판들이 수준이 떨어졌다는 비판이 부쩍 늘어났습니다. \'심판의 판정도 경기의 일부\'를 인정하고 심판도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관대한(?) 재량이 존재하는 야구이지만 지난 해부터, 특히 올해 들어서는 경기 승부를 가르는 중요한 순간에 빈번하게 오심이 발생하고 있어 야구 볼 맛을 잃게 만듭니다. 걸핏하면 일어나는 오심 파동으로 팬들의 원성이 빗발치자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회(위원장 조종규)는 5월 25일 김성철(37) 심판에 대해 10경기 출장정지라는 근래 보기 드문 강한 징계를 내렸습니다. 경력 7년차인 김성철 심판은 지난 2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두산전에서 SK가 1-2로 뒤진 7회말 1사 2, 3루에서 타자 정근우가 투수 고창성의 6구째 공을 밀어쳐 1루수 땅볼 타구를 날린 순간 3루주자 나주환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홈에 들어오자 1루수 송구를 받은 포수 용덕한의 태그 아웃을 선언했습니다. 간발의 차이였으나 나주환의 왼손이 먼저 홈플레이트를 찍는 모습이 SBS 스포츠 TV 중계 화면에 선명하게 잡혔고 느린 화면은 나주환의 손이 용덕한의 태그에 앞서 이뤄졌음을 여러 차례 보여줬습니다. 그러나 김성철 구심은 용덕한의 태그가 빨랐다며 아웃을 선언했고 SK 김성근 감독이 직접 나와 강하게 어필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SK 공격은 득점없이 막을 내렸고 두산이 2-1로 승리했습니다. 김성철 심판은 공교롭게도 6일 전인 지난 17일 문학구장에서 비슷한 오심 논란을 일으켜 야구팬들의 거센 질타를 받았습니다. 당시 SK와 KIA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주심으로 나선 김 심판은 7회 KIA가 3-4로 뒤진 1사 3루 상황에서 3루주자 이종범의 우익수 플라이 때 리터치 플레이로 홈에 슬라이딩을 하자 아웃으로 판정해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TV 화면상으로 이종범의 왼손이 먼저 홈플레이트를 찍었으나 김성철 주심은 판정을 번복하지 않았고 결국 KIA는 SK에 3-4로 패했습니다. 올해는 시즌 초부터 이 같은 오심이 잇따라 일어나 문제입니다. 스트라이크 존 판정과 하프 스윙 여부 판정은 일관성을 잃은 장면이 비일비재하고 눈 앞에서 쉽게 판정할 수 있는 홈 플레이트에서 일어나는 아웃, 세이프 판정과 세칭 넥스트 플레이도 판단을 그르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 21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LG-KIA전은 연장 12회 끝에 13-13으로 무승부를 이루었는데 12회초 1사 후 1번 박용택이 안타를 때리고 나간 다음 2번 이대형의 2루 땅볼 때 2루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순간 2루수 송구를 받은 유격수 김선빈은 글러브 끝으로 공을 잡으려 했으나 제대로 잡지 못하고 튀어나왔습니다. 그리고 2루를 발로 밟은 다음 병살을 노려 1루에 송구하려다 공을 떨어뜨렸습니다. 박용택은 세이프였고 1사 1, 2루의 득점 기회가 될 수 잇는 장면이었습니다. 제대로 포구가 안된 상황이라면 주자 포스 아웃을 선언할 수 없는데 김풍기 2루심은 박용택에게 아웃 판정을 내렸습니다. 박용택은 어필하려다 덕아웃으로 들어갔고 김재박 LG 감독도 가만히 있었습니다. 아마도 연장 12회전에 6시간 가까이 끈 경기에 모두가 지쳐 더 이상 어필을 한다는 게 귀찮았던 모양입니다. 심판 판정 시비가 지난 해부터 유난히 많아진 것은 프로야구 거의 전 경기를 TV로 생중계하면서 방송사에서 슈퍼 비전을 도입해 세세한 부문까지 방영하자 민감한 판정에 대한 팬들의 반응이 더욱 뜨거워지며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팬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심판들은 중계 방송에 초고속 비디오가 도입되면서 한마디로 죽을 맛 이라고 긴장하고 실수를 줄이려 하지만 별로 나아진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실수가 아니라 고의적인 편파 판정이 아니냐? 는 질타까지 받게 된 심판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는 원인은 TV 중계 때문도 있으나 경험이 적은 심판들이 근래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2년 전 심판 파동이 일어나고 세대교체 바람이 일부 시행되면서 심판진에는 예전보다 젊은 심판들이 많아졌습니다. 1, 2군 담당 총 35명으로 구성된 KBO 심판위원회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비시즌 중 심판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신상우 총재가 지난 해 말 물러나고 유영구 총재가 올해 초 새로 KBO에 부임하는 과정에서 KBO 예산을 줄이는 방침이 정해졌고 이에 따라 심판 교육비도 대폭 축소 시켰습니다. 예년에는 매년 시즌이 열리기 전후 최소한 3회에 걸쳐 심판 자체 교육을 실시했으나 올해부터는 예산이 절감돼 한 차례만 심판 교육이 가능해졌습니다. 경험이 부족한 심판들에게 교육을 다양화 시켜도 모자란 판에 자체 교육 횟수마저 줄이는 야구 행정은 스스로 야구 수준을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천일평 OSEN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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