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인사이드MLB] 스트라이크 판정, 보완이 필요하다
등록일 2016.05.23 19:51
글쓴이 조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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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칼럼 [인사이드MLB] 스트라이크 판정, 보완이 필요하다 기사입력 2016.05.23 오전 09:01 최종수정 2016.05.23 오전 11:40 22일(이하 한국시간) 에인절스타디움. 1-0으로 앞서다 9회초에 역전 스리런홈런을 맞은 LA 에인절스는 9회말 \'싱커 대마왕\' 잭 브리튼(볼티모어)을 상대했다. 선두타자 볼넷 출루 후 들어선 타자는 유넬 에스코바였다. 그러나 에스코바는 4구째 공(이미지1)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아 삼진을 당했다. 분통을 터뜨렸지만 돌아온 것은 퇴장 명령. 비슷한 상황은 마이크 트라웃 타석에서도 나왔다. 어쩌면 에스코바보다 더 억울할 수 있는 2구째 공(이미지2)이 스트라이크로 선언됐다. 트라웃은 같은 높이로 들어온 3구에 방망이를 낼 수밖에 없었고 결국 2루 땅볼로 물러났다. 논란이 된 공 두 개는 게임데이에서는 모두 볼이었다. \'커쇼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클레이튼 커쇼(28·LA 다저스)는 역사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6경기 연속 <1볼넷 이하, 10탈삼진 이상>은 이미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의 기록으로(종전 기록 4경기 연속.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현재 9경기에서 4볼넷 88삼진을 기록 중인 커쇼는 이대로 시즌을 마감하면 33경기 15볼넷 323삼진이라는 또 하나의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지금까지 나온 34번의 300탈삼진 달성 기록 중에서 최소 볼넷 허용은 2002년 커트 실링이 기록한 33볼넷 316삼진이다. 흥미로운 것은 최고의 투수인 커쇼가 스트라이크/볼 판정에서는 꾸준히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올 시즌 커쇼는 존 안에 들어온 공이 볼로 선언된 것이 22개로 메이저리그에서 카를로스 로돈(24개)과 트레버 바우어(24개) 다음으로 많다. 지난해에도 커쇼(55개)보다 더 많은 손해를 본 투수는 셸비 밀러(61개) 한 명뿐이었다. 4월10일 샌프란시스코 AT&T파크. 커쇼는 헌터 펜스를 상대로 한가운데 빠른공을 던졌다. 하지만 놀랍게도 브라이언 오노라 주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천하의 커쇼조차 평정심을 잃어 버릴 수밖에 없었던 판정. 결국 커쇼는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스트라이크 존을 9등분했을 때 한복판(5번)에 들어간 공이 스트라이크 선언을 받지 못한 것은 커쇼의 공을 포함해 5번에 달한다. 이처럼 스트라이크가 볼로 둔갑되는 일이 커쇼에게서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는 반면, 같은 좌완이자 같은 팀에서 뛰고 있는 알렉스 우드(25)는 그러한 사례가 커쇼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10개). 존을 벗어난 공이 스트라이크로 선언된 것 또한 우드는 커쇼(45개)보다 20개 이상 많은 67개에 달했다. 둘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다른 전담 포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커쇼-A J 엘리스, 우드-야스마니 그랜달). 얼마전 <비욘드박스스코어>에는 볼을 스트라이크로 만들어내는 기술인 \'프레이밍\'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글이 실렸다. 요지는 이렇다. 프레이밍이 경기에 변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신기술로 떠오르자 이제는 심판들이 \'프레이밍 전문 포수\'들을 견제하기 시작했다는 것. 또한 이제는 모든 팀들이 프레이밍의 중요성을 알게 되면서 포수들의 프레이밍의 차이가 점점 줄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프레이밍 좋은 포수와 그렇지 않은 포수의 차이는 여전히 존재한다. 엘리스의 문제는 가장 중요한 낮은 코스의 공을 지켜내지 못한다는 데 있다. 존의 낮은 코스를 통과하는 공을 받을 때 미트가 밑으로 크게 떨어지다 보니, 스트라이크를 볼처럼 보이게 만드는 장면을 심심치 않게 연출한다. 그리고 이는 커쇼가 슬라이더를 던졌을 때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럼에도 커쇼는 엘리스를 고수하고 있다. 세이버메트릭스를 스스로 공부한 잭 그레인키(현 애리조나)와는 달리 수비 시프트를 별로 달가워 하지 않는 커쇼는, 프레이밍으로 얻은 추가 스트라이크보다 자신과 마음이 더 잘 통하는 엘리스를 선호하고 있다. 이는 탬파베이 단장 시절부터 프레이밍의 시대를 주도해 온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5번 공이 스트라이크로 선언되는 일은 도대체 왜 일어나는 것일까. 이에 대한 가장 적절한 대답은 인간은 늘 실수를 하며, 심판도 인간이라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에 관한 한, 심판이 자신의 실수을 깨닫게 되더라도 절대로 번복할 수 없다는 데 있다. 5월3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 미네소타 포수 존 라이언 머피는 4구(커브) 째 공이 볼 판정을 받자 제리 래인 주심에게 공을 제대로 본 게 맞나요?라고 물었다. 그리고 대답이 돌아오지 않자 같은 질문을 또 한 번 했다. 역시 대답이 없자 머피는 똑같은 질문을 세 번째 했다. 그리고 퇴장을 당했다. 머피의 퇴장 이후 래인 주심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내린 5구(커브)는 4구보다 더 볼에 가까운 공이었다. [영상] \'심판도 인간이다\'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것은 베테랑들이다. 엘리스는 과거 심판의 판정 오류를 묻는 질문에 대해 선수들도 4타수 무안타를 치는 날이 있고 2이닝 6실점을 하는 날이 있습니다. 심판 역시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이 있는 건 당연합니다라고 답한 바 있다. 49살까지 25년을 뛰고 은퇴한 제이미 모이어는 잘못된 볼 판정이 계속해서 나오면 다음과 같은 행동을 했다고 한다. 먼저 포수를 오라고 해 별 시덥지 않은 대화를 나눈다. 대화가 길어지면 주심은 경기 속개를 위해 마운드로 온다. 이때 포수를 먼저 돌려보내면서 주심에게 슬쩍 한 마디를 건넨다. 웃으면서 마지막 공 어땠어요?라고 하거나 더 완곡하게 오늘 날이 무척 덥죠?라고 한다는 것. 이 정도의 메시지 만으로도 주심의 집중력을 다시 높일 수 있다는 게 모이어의 주장이다. 그리고 이 말을 포수조차 듣지 못하게 함으로써 주심의 권위까지 지켜줄 수 있다. 오심을 경기의 일부로 여겨왔던 야구가 인스턴트 리플레이를 도입한 이유는 인간의 눈으로는 구별이 불가능한 판정까지 공정하게 하기 위해서다. 14대의 카메라와 느린 화면으로도 완벽한 판정이 나오지 못하는 것을 보면, 그동안 심판을 뛰어난 중계 기술과 맞서게 만든 것은 대단히 불공평했다. 스트라이크/볼 판정 또한 같은 의미로 생각할 수 있다. 인간이기에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는 실수를 기계가 막아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7월 메이저리그는 한 특별 경기에서 PITCHf/x 시스템을 가지고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내려본 적이 있다. 그 결과 경기는 빠르고 순조롭게 진행됐고 아무런 문제도 생기지 않았다. PITCHf/x가 설정하는 존은 타자의 타격 폼까지 고려해서 입력을 하게 되는데, 최대 오차는 0.5인치(1.27cm)에 불과하다. 과연 기계가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하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먼저 미트질로 심판의 눈을 속이려 하는 프레이밍 기술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추신수와 같은 몇 명은 더 공포스러워 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로 인해 얻는 최고의 소득은 특정 선수 또는 팀이 의도적이지 않게 받을 수도 있는 불공정함이 사라질 거라는 점이다. 꼭 <심판에 따라 달라지는 존>이 아니더라도 야구는 이미 다양한 변수로 가득차 있는 스포츠다. 인스턴트 리플레이 도입 후 심판의 권위가 무너졌다는 말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오히려 심판들의 \'매의 눈\'에 놀라게 되는 경우도 많다). 외부의 도움을 받는 스트라이크 판정이 심판의 권위를 무너뜨리는 일 또한 없을 것이다. 그리고 점진적인 변화를 위한 과도기적 과정이나 인간과 기계 사이의 접점은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 내년 새로운 노사협약을 맞아 메이저리그는 두 가지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하나는 빠른 경기 진행을 위해 고의사구 때 공을 던지지 않고 사인으로 대체하겠다는 것(9이닝 기준 지난해 3시간7분에서 3시간으로 줄어들었던 평균 경기 시간은 올해 도로 3시간7분이 됐다). 그리고 더 많은 인플레이 상황을 위해 1996년 무릎 윗쪽에서 아랫쪽으로 내렸던 스트라이트 존의 하한선을 다시 윗쪽으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PITCHf/x가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개입하게 되는 출발점이 될지도 모른다. http://m.sports.naver.com/wbaseball/news/read.nhn?oid=224&aid=0000003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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